본문 바로가기
테크

공정위, 구글 앱마켓 GVP 계약 심의 절차 개시...위법 여부는 전원회의 판단

공정위 심사관은 구글의 GVP 계약이 경쟁 앱마켓 진출을 어렵게 했다고 보고 심의 절차를 시작했지만, 위법 여부와 과징금 규모는 전원회의에서 최종 판단된다.

박유주 테크부 기자 · 조회 0읽는 시간 5
공정위, 구글 앱마켓 GVP 계약 심의 절차 개시...위법 여부는 전원회의 판단
앱마켓 경쟁 이슈를 설명하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앱마켓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사건의 핵심은 구글이 주요 게임사와 맺은 `GVP` 계약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 계약이 게임사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밖의 앱마켓으로 적극적으로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구글의 위법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가 1일 밝힌 내용은 심사관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구글 측에 송부했다는 것이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다. 최종 제재 여부, 시정명령 여부, 과징금 규모는 앞으로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앱마켓 경쟁 이슈를 설명하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앱마켓 경쟁 이슈를 설명하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앱마켓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검색하고 내려받고 결제하는 디지털 유통망이다.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가장 큰 유통 창구다. 게임사는 이용자를 만나기 위해 앱마켓에 입점하고, 앱마켓은 게임 판매와 인앱결제 과정에서 수수료와 유통 영향력을 얻는다. 앱마켓 경쟁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사가 여러 앱마켓을 선택할 수 있어야 수수료, 출시 조건, 마케팅 지원을 두고 플랫폼 사이의 경쟁이 생긴다.

공정위 심사관이 문제 삼은 GVP 계약은 `Games Velocity Program` 또는 `Google Velocity Program`으로 불린 프로그램이다. 공정위 설명에 따르면 구글은 2019년부터 국내외 주요 게임사와 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구글이 클라우드, 광고, 유튜브 등 자사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게임사가 출시 시기와 품질, 혜택 등을 다른 앱마켓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유리하게 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맞추는 조건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어떤 게임사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다른 앱마켓에 동시에 게임을 내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계약상 다른 앱마켓에 먼저 출시하거나, 다른 앱마켓 이용자에게 더 좋은 혜택을 주거나, 다른 앱마켓 전용 기능을 크게 강화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게임사의 선택지는 좁아진다. 경쟁 앱마켓은 인기 게임을 먼저 확보하거나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우기 어려워진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 구조가 구글의 앱마켓 지위를 유지·강화하는 효과를 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특히 지원 방식에도 주목했다. 구글 앱마켓에서의 매출이 커질수록 지원 규모도 커지는 방식이라면, 게임사 입장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중심 전략을 유지할 유인이 커진다. 표면적으로는 서비스 이용 비용 지원이지만, 실제로는 경쟁 앱마켓으로의 이동을 줄이는 장치로 작동했는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이번 사건이 과거 구글 앱마켓 사건과 구분되는 지점도 있다. 2023년 사건은 게임사가 원스토어 등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했는지가 중심 쟁점이었다. 이번 사건은 경쟁 앱마켓 출시 자체를 전면 금지했는지보다, 출시 시기·품질·혜택을 구글에 불리하지 않게 맞추도록 한 조건이 경쟁을 제한했는지가 더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숫자만 보면 사건의 규모는 작지 않다. 공정위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이번 혐의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을 92억1,777만 달러, 약 14조1,600억 원으로 봤다. 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대 8,496억 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숫자는 확정 과징금이 아니다. 실제 과징금이 부과될지, 부과된다면 얼마가 될지는 전원회의 판단과 산정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기사 제목이나 본문에서 "8496억 과징금 부과"처럼 단정해서 쓰면 안 된다. 현재 표현은 "최대 가능성", "산술상 상한",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이 정확하다.

공정위 심의 절차는 앞으로 이어진다. 공정위 사무처 심사관이 심사보고서를 제출하면 피심인에게도 보고서가 송부된다. 이후 사건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다뤄진다. 전원회의는 심사관 의견과 피심인 측 주장을 함께 검토해 위법 여부와 조치 수위를 판단한다. 이 단계가 끝나기 전까지는 "제재 절차 착수" 또는 "심의 개시"라고 표현해야 한다.

구글의 방어권도 별도로 봐야 한다. 구글은 심사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관련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등 절차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도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난 뒤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이번 발표는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이 공개된 단계이지, 구글의 반론과 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모두 끝난 단계가 아니다.

테크 업계 관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과징금 문제가 아니다. 앱마켓은 게임과 앱이 이용자를 만나는 입구다. 이 입구를 특정 플랫폼이 강하게 쥐고 있으면 개발사는 플랫폼 조건에 맞춰 출시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여러 앱마켓이 경쟁하면 수수료, 프로모션, 결제 방식, 이용자 혜택을 두고 더 다양한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소비자 영향은 간접적이다. 앱마켓 경쟁이 약하면 이용자는 특정 앱마켓에서 정해진 방식으로 게임을 내려받고 결제하는 구조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다. 경쟁이 살아 있으면 다른 앱마켓의 할인, 포인트, 자체 결제, 독점 혜택이 선택지로 남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만으로 이용자에게 얼마의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된 쟁점은 앱마켓 시장 경쟁 제한 여부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대형 게임 출시에는 클라우드, 광고, 동영상 마케팅, 기술 지원이 함께 붙는다. 구글은 이런 지원이 정상적인 비즈니스 협력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전원회의에서는 지원 계약의 정당한 사업 목적과 경쟁 제한 효과가 어디에서 갈리는지가 주요 판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사건의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구글의 GVP 계약은 게임사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협력이었나, 아니면 경쟁 앱마켓으로 나갈 자유를 줄여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지배력을 지키는 장치였나. 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 구글의 방어 논리, 시장 영향에 대한 자료가 함께 검토된 뒤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로그인 없이 참여 · 하나만 선택(다시 누르면 취소) · 하루 1회

박유주 테크부 기자

modooilbo.com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