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사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7월 20일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거 밀집지역 인근 축산단지를 대상으로 악취 저감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원 현황과 개선 시급성을 고려해 강릉, 제천, 천안, 영암, 성주, 영천, 양산 등 7개 시군의 45개 농장을 선정했고, 1차 컨설팅은 5월까지 마쳤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농장별 악취 발생 원인을 진단하고 가축분뇨 적체 해소, 악취저감시설 보완 등 맞춤형 개선안을 제시했다. 추가 수요를 반영해 5개 시군 14개 농장을 대상으로 2차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연말까지 매월 개선안 이행상황을 확인하고, 7월과 10월에는 주민·학생·비영리단체·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현장평가단을 운영해 컨설팅 전후를 비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컨설팅 참여 농장에는 악취개선사업 대상 선정 때 가점을 부여하고, 성과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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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공식 자료는 컨설팅 대상과 계획, 점검 방식을 발표한 문서다. 45개 농장 모두에서 악취가 줄었다거나 주민 만족도가 개선됐다는 최종 성과를 확정한 자료는 아니다.
논설위원 칼럼
농장마다 악취가 생기는 원인은 다르다. 가축분뇨가 쌓이는 방식, 환기와 세척, 저장·처리시설의 상태, 농장 주변 지형과 기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처방보다 현장 진단이 필요하다. 농장별 원인을 찾아 개선안을 제시하겠다는 컨설팅 방식에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컨설팅에 참여했다는 사실과 악취가 실제로 줄었다는 결과는 같은 말이 아니다. 45개 농장을 방문하고 매달 점검표를 채웠더라도 전후 변화가 확인되지 않으면 주민과 농장 모두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참여 농장 수는 투입 지표이고, 냄새가 줄었는지는 결과 지표다.
정부가 7월과 10월에 현장평가단을 운영하겠다고 한 점은 주민 체감을 반영할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만 특정 날짜의 체감만으로 연중 변화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기온, 습도, 풍향, 사육 규모와 분뇨 처리 시점에 따라 냄새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고 현장 기록을 함께 봐야 한다.
객관 지표와 주민 체감을 함께 봐야 한다
악취 관리의 성과는 한 가지 숫자로 정리하기 어렵다. 측정 장비로 확인한 농도, 시설 가동 기록, 분뇨 적체 기간, 민원 발생 추이, 주민 체감 조사 등을 함께 봐야 한다. 객관 지표가 나아졌는데 주민 불편이 계속된다면 측정 위치나 시간대가 실제 생활 조건을 반영하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
반대로 한 차례 현장평가에서 냄새가 약했다고 해서 개선이 끝났다고 선언해서도 안 된다. 월별 점검은 계절과 작업 조건에 따른 변화를 쌓는 과정이어야 한다. 점검 결과에는 이행 완료, 부분 이행, 시설 보완 중, 미이행처럼 상태를 구분하고 다음 확인일을 붙이는 편이 낫다.
45개 농장의 이름과 세부 위치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농가 개인정보와 영업상 정보, 지역 낙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대신 시군별 대상 규모, 주요 개선 유형, 이행률, 전후 지표의 범위, 미이행 사유처럼 사업 전체를 평가할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할 수 있다.
가점은 참여보다 이행에 연결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컨설팅 참여 농장에 악취개선사업 대상 선정 때 가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컨설팅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점을 주면 형식적 참여와 실제 개선을 구분하기 어렵다.
가점은 개선안 수용, 기한 내 조치, 점검자료 제출, 반복 측정 협조처럼 확인 가능한 이행과 연결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시설 투자가 필요한 농장에는 비용과 공사기간을 고려한 단계별 목표를 주고, 즉시 가능한 관리 개선은 더 짧은 기한을 설정할 수 있다.
미이행 사유도 구분해야 한다. 농가가 조치를 거부한 경우와 인허가·예산·공사 지연으로 실행하지 못한 경우는 처방이 다르다. 전자는 관리 책임을 묻고, 후자는 사업 지원이나 행정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 숫자 하나의 이행률만 공개하면 이런 차이가 가려진다.
이번 공식 자료는 구체적인 악취 측정 지표, 공개 범위, 농장별 가점 산정 기준을 확정해 제시하지 않았다. 이 칼럼의 전후 지표 공개와 이행 연계 가점은 공식 결정이 아니라 사업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논설 제안이다.
반론과 한계
농가는 악취가 기상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컨설팅 전후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반론할 수 있다. 맞는 지적이다. 그래서 측정 시각과 기상 조건, 사육 규모, 작업 상황을 함께 기록하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시점의 자료를 비교해야 한다.
주민 체감 평가가 주관적이라는 우려도 있다. 체감 자료만으로 제재나 지원을 결정해서는 안 되지만, 생활 불편을 다루는 정책에서 주민 경험을 제외할 수도 없다. 표준화한 설문과 익명 응답, 객관 측정을 결합하면 어느 한쪽의 한계를 줄일 수 있다.
컨설팅이 진행 중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사업의 성공이나 실패를 단정할 수 없다. 2차 컨설팅과 연말까지의 월별 점검, 7월·10월 현장평가가 남아 있다. 보도 단계에서는 계획과 완료 결과를 분리해 써야 한다.
결과를 남기는 네 가지 기준
첫째, 농장별 개선안을 완료·부분 이행·진행 중·미이행으로 구분해야 한다. 둘째, 기상과 작업 조건을 기록한 전후 측정값을 축적해야 한다. 셋째, 주민 체감과 객관 지표가 다를 때 원인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 넷째, 농가 식별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시군별 이행 현황과 미이행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
축산업과 주민 생활환경은 어느 한쪽을 지우는 방식으로 공존할 수 없다. 컨설팅의 목적은 참여 농장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반복되는 불편을 확인 가능한 개선으로 바꾸는 데 있다. 월 1회 점검이 연말 보고서의 횟수로만 남지 않으려면 결과를 읽을 수 있는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