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사실
한국소비자원은 7월 24일 국내·국제 결혼중개 서비스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접수된 피해구제는 1,236건으로, 연도별로 378건, 409건, 449건이었다.
피해 유형은 계약해제·해지와 위약금 관련이 693건, 56.1%로 가장 많았다. 계약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은 485건, 39.2%였고 품질 불만은 21건, 1.7%였다. 이 수치는 피해구제 접수 분류이며 모든 계약이 위법했다거나 모든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은 3년간 피해구제가 많이 접수된 국내 업체 8곳과 국제 업체 9곳, 모두 17곳의 계약서와 홈페이지를 조사했다. 국내 업체 8곳 중 2곳에서는 실제 만남이 없더라도 프로필을 8~10회 제공하면 만남 1회를 차감하는 조항이 확인됐다. 4곳은 무제한 또는 추가 주선 약속을 구두로 했지만 계약서에 누락하거나 제한된 횟수로 적은 사례가 있었다.
광고
성혼사례금 약정을 둔 곳은 국내 7곳과 국제 1곳이었다. 계약서마다 상견례, 결혼일 확정, 동거 등 성혼으로 보는 시점이 달랐거나 지급 시기가 분명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국제 업체 9곳 모두 소비자의 일방적 결혼 포기나 파혼 시 사업자 또는 상대방에게 위약금·손해배상을 하도록 고지했고, 이 가운데 7곳은 만남 상대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조사 문서상 비용 산정 근거는 적혀 있지 않았다.
계약서·홈페이지 실태조사는 2026년 3월 31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뤄졌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15곳 가운데 누구나 쉽게 가격을 확인할 수 있게 게시한 곳은 8곳이었다. 4곳은 가격을 게시하지 않거나 범위로만 표시했고, 3곳은 연락처 인증이나 회원가입 뒤에야 가격을 볼 수 있었다. 조사 뒤인 2026년 7월 1일부터 관련 법 제8조 제2항은 홈페이지의 가격·신고번호 또는 등록번호 등 정해진 정보를 이용자가 쉽게가 아니라 누구든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하는 내용으로 개정 시행됐다.
이 조사는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17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전체 결혼중개 시장을 대표하는 표본으로 확대할 수 없고, 개별 분쟁의 환급액은 계약 내용과 귀책사유, 실제 제공 서비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논설위원 의견
결혼중개 서비스는 사람과 관계를 다루지만 계약은 숫자로 작동한다. 몇 번의 만남을 약정했는지, 프로필 제공을 한 회로 셀지, 무료로 표현한 추가 횟수가 환급 계산에도 포함되는지에 따라 중도해지 금액이 달라진다. 상담실의 친절한 설명이 계약서 한 줄과 충돌하면 분쟁 단계에서는 기록이 약한 쪽이 불리해진다.
특히 성혼까지, 무제한, 서비스 횟수 같은 말은 기대를 높이지만 계산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기간이 끝나기 전 몇 차례를 제공해야 약속을 지킨 것인지, 성혼사례금은 어느 시점에 발생하는지, 상대방 프로필을 받기만 해도 이용으로 보는지까지 서면에 들어가야 한다.
가격 공개도 가입비 숫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기본 횟수, 추가 서비스, 성혼사례금, 중도해지 공제 방식과 보증보험 정보를 함께 보아야 계약의 총비용과 위험이 읽힌다.
제안: 계약 앞장에 네 칸 요약표를 두자
첫째, 유료 만남 횟수와 무료·추가 횟수를 분리해 적어야 한다. 두 횟수 모두 환급 계산의 분모에 포함되는지 계약 체결 전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프로필 제공·만남일 확정·실제 만남을 서로 다른 단계로 표시해야 한다. 어느 단계에서 한 회가 차감되는지 한 문장으로 쓰면 같은 단어를 두고 생기는 다툼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중도해지 환급식을 예시 금액과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는 모든 계약에 하나의 금액을 강제하자는 뜻이 아니라, 해당 계약이 적용하는 계산 순서를 소비자가 서명 전에 볼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다.
넷째, 성혼사례금의 발생 시점과 금액, 보증보험 유효기간과 청구 경로를 같은 면에 두어야 한다. 구두로 더 약속한 내용이 있다면 계약서 특약이나 별도 확인서에 남겨야 한다.
이 네 칸 요약표는 한국소비자원이 확정한 새 법정 서식이 아니라, 공식 조사에서 드러난 분쟁 지점을 줄이기 위한 논설 제안이다.
반론과 한계
결혼중개는 개인의 선호와 상담 과정이 중요한 맞춤 서비스라서 횟수와 환급식만으로 품질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사업자도 상담, 신원 확인, 매칭 작업에 실제 비용을 쓴다. 모든 조건을 앞장에 몰아넣으면 계약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그러나 맞춤형이라는 이유가 계산 기준의 모호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개인 프로필을 공개하지 않고도 횟수, 차감 시점, 기간, 환급식과 추가 비용은 표준 순서로 정리할 수 있다. 요약표는 본 계약서를 대신하는 문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핵심 조건을 찾도록 돕는 색인으로 쓰는 편이 타당하다.
또한 1,236건은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접수이고, 조사대상 17곳은 피해 접수가 많은 업체다. 이를 업계 전체의 위법률이나 전체 이용자의 피해율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독자 영향
소비자는 계약 전 업체의 신고·등록번호, 가격표와 보증보험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만남 횟수·기간·프로필 차감·환급·성혼사례금 조건을 서면으로 받아야 한다. 계약 뒤에는 계약서, 상담 내용과 약정 자료를 보관하고 해지 의사는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환급 분쟁은 계약과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한국소비자원이 안내한 1372 상담 등 공식 절차에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