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안보청(UKHSA)이 7월 14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관련 감염병 잠정 통계를 발표했다. 대상은 뎅기열·지카바이러스 감염증·치쿤구니야열·말라리아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과 장티푸스·파라티푸스 등 장관감염이다. 영국 당국이 자국 여행자를 위해 낸 자료지만, 아시아 지역 방문 뒤 확인된 사례와 기본 예방수칙이 함께 제시돼 같은 지역으로 떠나는 한국 여행자도 준비 항목을 점검하는 참고 신호로 볼 수 있다.
모기 매개 감염병은 발열·두통·근육통·관절통·메스꺼움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감염됐어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장티푸스와 파라티푸스는 살모넬라균에 의해 생기며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증상이 비슷하다고 개인이 병명을 판단하거나 예방약을 임의로 선택해서는 안 되며, 여행지·체류 방식·기저질환에 따라 필요한 준비가 달라진다.
UKHSA 자료에서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잉글랜드에 보고된 해외유입 뎅기열은 137건이었다. 노출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가 가장 흔했고, 국가별로 태국 여행 관련 27건과 몰디브 관련 19건이 제시됐다. 다만 이 숫자에는 해당 국가를 찾은 전체 여행자 수가 함께 제시되지 않아 어느 여행지가 더 위험한지를 계산하는 감염률로 사용할 수 없다.
같은 기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8건으로, 2025년 한 해의 7건을 이미 넘어섰다고 UKHSA는 밝혔다. 8건 가운데 4건이 인도네시아 여행과 연결됐다. 지카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지만 임신 중 감염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부나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은 일반 여행자보다 더 구체적인 목적지별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치쿤구니야열은 2026년 1~6월 59건이 보고됐고 이 중 스리랑카 여행 관련 사례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말라리아는 집계기간과 지역이 달라 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의 1~5월 557건으로 발표됐다. 장티푸스·파라티푸스는 1~6월 여행 관련 사례가 287건이었다. 서로 다른 집계기간과 지역의 숫자를 단순 비교해 질병별 증가 속도나 위험 순위를 만들면 안 된다.
이번 통계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영국에서 확인된 해외유입 사례’라는 점이다. 방문객 수, 체류기간, 여행 목적, 현지 유행 규모를 반영한 국가별 발생률이 아니며 한국 내 유입 현황도 아니다. 특정 국가 전체가 위험하다고 단정하거나 예약 취소를 권할 근거로 쓸 수는 없다. 대신 같은 계절에 어떤 감염병과 노출 경로를 여행 전에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감시 자료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UKHSA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노출되는 피부를 줄이며, 필요한 곳에서는 처리된 모기장을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음식과 물 위생도 함께 지키고, 목적지에 따라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말라리아 예방약은 출발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한 번 방문한 곳이라고 현지 주민과 같은 수준의 자연 방어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재방문 때도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행자는 영국 자료만 보지 말고 질병관리청의 국가별 안내를 우선 대조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출국 전 목적지의 감염병 발생 정보와 예방접종 필요 여부를 확인하고, 모기 기피용품과 긴소매 옷을 준비하며, 귀국 뒤 의심 증상이 생기면 의료기관에 최근 해외여행력을 알리도록 안내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약제마다 복용 시작·종료 시점이 다르므로 온라인 정보만으로 구입해 복용하지 말고 의료진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 영유아, 고령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는 출발 전 상담 시기를 더 앞당기는 편이 안전하다. UKHSA는 자녀의 정기 예방접종 상태도 여행 전에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예방접종을 했다고 모든 여행 감염병이 차단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예방백신이 없는 감염병도 모기 회피와 음식·물 위생으로 노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여행 전에는 목적지별 최신 유행 정보, 필요한 백신과 처방약, 여행자보험의 진료 조건을 확인하고, 여행 중에는 모기와 음식·물 노출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귀국 뒤 발열·발진·근육통·설사 같은 이상이 생기면 여행 국가와 귀국일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발행 직전에는 UKHSA 잠정치가 수정됐는지와 질병관리청의 국가별 경보가 바뀌었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하며, 이번 영국 통계를 한국의 발생률처럼 제목이나 본문에 확대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