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7일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의 튜닝부품 인증기준을 시행한다. 새 차가 아니라 이미 운행 중인 자동차에 장치를 추가할 때 적용할 성능과 시험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인증받은 장치를 정비업체를 통해 장착하도록 한 점은 분명한 출발선이다. 장착 이후의 점검과 작동 이력을 누가 책임질지는 운영 과정에서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확인된 제도 변경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가속이 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장치다. 기존 운행차에 이 장치를 설치하려면 종전에는 튜닝 승인을 받아야 했고, 별도 튜닝부품 인증기준이 없어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해 제한적으로 설치됐다.
이번 기준은 제작사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시험 등을 거쳐 적합 여부를 인증 또는 확인받을 수 있게 했다. 소비자는 인증 또는 확인된 장치를 구입해 정비업체에서 장착해야 한다. 인증받지 않은 장치를 설치하면 불법 튜닝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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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기준이 요구하는 성능
장치는 자동차가 정지했거나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로 움직일 때 페달 오조작을 감지하면 속도를 30% 이상 줄이는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전체 가속 페달 변위량을 100%로 볼 때 0.25초 안에 끝까지 도달하는 속도로 밟아 90% 이상 위치에 이르는 경우를 오조작으로 규정했다.
운전자가 오조작을 시각과 청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국토부는 이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방법을 인증기준과 안전확인기준에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운행차와 신차의 적용선
국토부에 따르면 신차는 국제기준과 조화한 안전기준에 따라 2029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이 의무화된다. 이번 조치는 그보다 앞서 기존 운행차가 인증된 튜닝부품을 장착할 수 있도록 별도의 경로를 만든 것이다.
두 경로는 적용 대상이 다르다. 기존 차주는 자신의 차종과 장치가 맞는지, 제품이 인증 또는 확인된 것인지, 장착을 맡는 곳이 정비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 장치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인증되지 않은 제품을 임의로 달아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의 판단
인증은 제품이 정해진 시험 조건을 통과했다는 입구의 증거다. 실제 도로에서 장기간 사용한 뒤에도 같은 성능이 유지되는지, 센서 이상이나 오작동이 생겼을 때 누가 진단하고 고치는지는 별도의 책임 문제다. 이번 보도자료에는 개별 차량의 장착 이력과 작동 사건을 어떤 형식으로 남길지까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제도가 현장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인증기관, 제작사, 정비업체, 차주의 역할을 장착 뒤까지 이어야 한다. 사고를 막았다는 기대만 홍보하고 오작동이나 미작동을 확인할 기록이 없으면 성능 개선도 분쟁 해결도 어려워진다.
장착 기록이 책임선을 만든다
정비업체는 제품의 인증 식별정보, 적용 차종, 설치 날짜, 설치자, 초기 작동 점검 결과를 차주에게 제공하고 보관할 필요가 있다. 제작사는 점검 주기와 고장 신호, 교체 조건, 회수 절차를 제품 안내와 같은 수준으로 명확히 알려야 한다. 차주는 임의 개조를 피하고 경고가 나타났을 때 점검받은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 정보가 이어지면 문제가 생겼을 때 제품 결함인지, 설치 오류인지, 유지관리 누락인지 확인할 단서가 생긴다. 개인정보와 운행정보는 필요한 범위로 제한하되 장치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작동했는지 확인 가능한 최소 기록 형식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사후 데이터가 제도를 완성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부는 인증 건수만 집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장치의 오작동, 미작동, 경고 발생, 점검과 교체 결과를 익명화해 분석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정 차종이나 설치 방식에서 문제가 반복되면 기준 개정과 제품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대신하는 면허가 아니다. 기술이 실수를 줄이는 마지막 방어선으로 작동하려면 인증서, 정비기록, 사후 점검이 하나의 책임 사슬로 이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