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이 피리딘 고리에 붙은 치환기는 유지하면서 고리 안 질소 원자의 위치를 바꾸는 분자 편집 방법을 제시했다. 최적화한 조건에서 위치 이성질체 합성 수율은 88%였고 반응물 규모를 10밀리몰로 늘린 실험에서도 74%를 기록했다.
피리딘은 의약품에 널리 쓰이는 질소 함유 고리 구조다. 같은 치환기를 가진 분자도 고리에서 치환기가 놓인 위치에 따라 물성과 생물학적 활성이 달라질 수 있어, 신약 탐색 과정에서는 여러 위치 이성질체를 만들고 비교하는 일이 중요하다.
치환기 대신 기준점인 질소 이동
기존에는 원하는 위치 이성질체마다 다른 출발 물질과 합성 경로를 설계해 처음부터 따로 만드는 방식이 주로 쓰였다. 완성된 분자에서 치환기만 옮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치환기 종류에 따라 반응 조건이 달라져 여러 치환기가 붙은 복잡한 구조에 폭넓게 적용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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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치환기 자체를 움직이는 대신 위치를 판단하는 기준점인 질소를 옮겼다. 외부 질소 공급원에서 새 질소를 고리에 넣고 기존 질소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6원자 고리가 일시적으로 7원자 고리로 확장됐다가 다시 배열되면서 질소 위치가 달라진 피리딘이 만들어졌다.
동위원소 추적 실험에서는 새로 공급한 질소가 고리에 남고 원래 질소가 질소 기체로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출발 물질이라도 용매에 따라 만들어지는 위치 이성질체의 비율이 달랐고, 계산화학 분석은 용매에 따라 반응의 에너지 장벽이 달라진 결과라고 제시했다.
시판 의약품 골격에도 적용
연구진은 치환기 하나가 붙은 단순 피리딘부터 서로 다른 치환기가 여러 개 결합한 구조까지 질소 위치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판 중인 항암제 비스모데깁과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소염진통제 에토리콕시브에도 적용해 복잡한 골격은 유지하면서 질소 위치만 다른 후보 분자를 합성했다.
이 결과는 기존 약의 효능을 높였거나 새로운 치료제가 완성됐다는 뜻이 아니다. 만들어진 것은 구조와 활성을 비교할 수 있는 후보 분자이며, 약효·독성·약동학 검증과 공정 개발, 비임상·임상시험, 규제기관 허가가 뒤따르지 않은 연구 단계다. 수율 88%와 74%도 각각 연구진이 설정한 최적 조건과 10밀리몰 실험에서 얻은 합성 수율이지 산업 생산수율이나 사업화 성공률이 아니다.
의약화학 기업이 볼 실무 포인트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이미 확보한 복잡한 분자 골격에서 위치 이성질체 라이브러리를 넓힐 수 있는 합성 전략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후보마다 전합성 경로를 새로 짜는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적용 가능한 기질 범위와 반응 시약, 정제 난도, 원가, 안전성, 폐기물과 대규모 재현성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논문 제목은 피리딘의 질소 전위를 통한 위치 이성질화이며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향후 피리딘 외의 질소 함유 헤테로방향족 고리로 편집 전략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업이 기술 도입을 판단하려면 논문의 기질 범위와 보충자료를 확인하고, 자사 후보물질에 대한 소규모 재현 실험을 거쳐야 한다.
이번 성과의 가치는 승인된 제품보다 탐색 공간을 넓히는 연구 도구에 가깝다. 의약화학팀은 공개된 최고 수율만 보지 말고 목표 분자의 실제 수율과 선택성, 불순물 관리, 분석법과 후속 생물학적 평가까지 한 흐름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