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농협하나로유통이 426개 납품·입점업자와 체결한 계약 863건의 서면을 평균 30일 늦게 교부한 행위 등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62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계약을 시작한 뒤 서류를 완성하는 관행이 거래 조건을 둘러싼 분쟁 위험을 납품업체에 떠넘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제재다.
이번 조치는 공정위의 행정 제재 사실이다. 향후 불복 절차나 법원의 판단까지 끝난 확정 판결과 같은 의미로 넓혀 읽어서는 안 된다.
공식 자료가 확인한 세 가지 행위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1월 1일부터 2024년 7월 21일까지 특약매입·직매입·임대 계약 863건의 서면을 계약 체결 즉시 교부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710건은 납품·입점업자가 계약 시작 전에 서명을 마쳤지만 회사 서명이 늦어진 경우였고, 153건은 계약 시작일 뒤에 계약서면을 보낸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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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사원 파견에서는 10개 납품업자로부터 11회에 걸쳐 43명을 받아 근무하게 하면서 사전에 서면으로 파견 조건을 약정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파견을 요청했더라도 파견 인원과 기간, 근무시간 등을 미리 서면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약정 없이 근무한 기간은 최소 1일에서 최대 365일이었고 납품업자가 부담한 인건비는 1억820만6940원이었다.
신상품 입점장려금과 관련해서는 43개 납품업자의 187개 상품에서 총 3억236만543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지침은 시장 출시 후 6개월 이내 상품을 신상품으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 상품은 출시 후 최대 8년 9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과징금만으로 끝낼 사안은 아니다
공정위는 재발 금지와 납품업자 등에 대한 통지를 포함한 시정명령, 과징금 4억6200만원 납부명령을 부과했다. 공식 자료가 확인한 처분은 여기까지다. 개별 납품업체의 손실 회복이나 장려금 반환이 완료됐다는 내용은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계약서면은 거래를 장식하는 행정 서류가 아니다. 납품 가격과 기간, 반품 조건, 판촉 인력의 업무와 비용 부담을 사전에 확정하는 증거다. 계약이 이미 시작된 뒤 서면이 전달되면 규모가 작은 납품업체는 불리한 조건을 문제 삼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논설의 판단은 사후 지표 공개다
여기서부터는 논설의 판단이다. 시정명령의 실효성을 보려면 과징금 액수뿐 아니라 계약 시작 전에 양쪽 서명이 끝난 비율과 평균 교부 시점, 판촉사원 파견약정의 사전 체결률을 일정 기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신상품 장려금도 상품의 실제 시장 출시일을 기준으로 자동 점검하고, 기준을 넘긴 수취가 발견되면 정정과 반환 절차를 기록해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반환 의무와 범위는 처분서와 후속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보도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납품업체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대규모 유통업체의 내부 개선은 납품업체가 확인할 수 있을 때 신뢰를 얻는다. 계약 시작일, 양쪽 서명 완료일, 최종 서면 교부일을 같은 시스템에서 남기고 상대 업체가 즉시 내려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공정위 제재는 과거 위반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사전 계약이라는 기본 절차가 실제 거래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비용 부담이 약한 쪽으로 밀리지 않는지를 후속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








